

책장


윈스턴은 과거 신문을 고치는 일을 한다. 당의 말이 바뀌면, 신문에 남은 어제의 문장도 함께 바뀐다.

틀린 예측이 남아 있으면 당도 틀릴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. 윈스턴은 그 종이를 없애고 새 기록을 끼워 넣는다.

당은 새 언어를 만든다. 쓸 수 있는 단어를 줄여, 언젠가는 반대 생각을 말로 꺼내기조차 어렵게 하려는 것이다.

윈스턴은 자신이 고친 기록을 안다. 그런데 누구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건 새 문서뿐이다. 그의 기억은 문서와 어긋난 채 남는다.

윈스턴과 줄리아는 당의 눈을 피해 만난다. 다른 사람 앞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서로에게 털어놓는다.

가령 오늘, 대화를 마치고 받은 요약문이 내가 들은 말과 다르다. 몇 번 읽다 보면 내 기억부터 의심하게 된다.

거짓말은 반박할 수 있다. 그런데 어제의 기록도, 그걸 가리킬 말도 사라지면 무엇으로 반박할까. 《1984》가 무서운 건 그때다.

